면허를 따고 무려 8년 동안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. 대학생 때 시험 합격하고는 '일단 따놓으면 언젠가 쓰겠지' 하면서 면허증만 계속 갱신했거든요.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.
남편은 워낙 운전을 잘해서 처음에는 남편이 다 운전했습니다. 아이 유치원, 어린이집, 학원, 마트 전부 남편 차를 탔습니다. 저는 옆에 탄 사람으로 편하게 다녔는데, 아이들이 자라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.
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뒀는데, 갑자기 학교 일정이 많아지더라고요.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려가고 오는 시간이 남편 퇴근 시간과 겹치기 시작했습니다. 남편한테는 미안했지만 매번 저 시간에 가줄 수 있냐고 부탁해야 했거든요.
결정적인 순간은 언 겨울이었습니다. 큰 아이가 학교에서 열이 난다고 연락이 왔는데 남편은 회의 중이었습니다.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그때 정말 답답하더라고요. 그날 밤 남편과 얘기해서 이번엔 꼭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.
성북에서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. 우리 집 근처에서 강사님이 와주는 방문 연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. 네이버에 성북 방문운전연수라고 쳤더니 업체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.
가격을 비교해봤는데, 10시간 기준으로 대략 40만원에서 55만원 정도였습니다. 저는 우리 집 근처에서 연습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, 자기 차로 배우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결국 45만원짜리 3일 코스로 예약했습니다.

첫 날 강사님이 오셔서 자기소개를 하시더니 먼저 차 안에서 사이드미러, 룸미러 위치부터 다시 확인시켜주셨습니다. 너무 오래 안 탔다고 하니까 '괜찮습니다,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겠습니다'라고 하셨는데 이 말이 정말 편했습니다.
1일차는 우리 집 주변 조용한 도로에서만 움직였습니다. 핸들 잡는 법부터 악셀, 브레이크 위치 확인, 기어 변속까지 정말 기초부터 배웠습니다. 처음 10분은 손가락이 떨렸는데 강사님이 괜찮습니다,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라고 자주 말씀해주셨습니다.
후반부에는 좀 더 넓은 도로로 나갔습니다. 한두 줄 도로에서 좌회전, 우회전 연습을 했는데 신호를 잘못 읽거나 타이밍을 놓쳤습니다. 강사님이 신호가 바뀌려고 할 때부터 이미 차를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알려주셨는데, 이 팁이 나중에 정말 중요했습니다.
2일차 아침에는 날씨가 좋았습니다. 오늘은 좀 더 차가 많은 도로로 나가기로 했습니다. 성북 근처 큰 도로를 한 바퀴 도는 일정이었는데, 솔직히 차가 많아서 처음에는 많이 떨렸습니다 ㅠㅠ
가장 어려웠던 건 차선 변경이었습니다. 좌측 미러를 보고, 뒤를 보고, 안쪽을 보고 이 모든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게 너무 복잡했거든요. 강사님이 사이드미러에 차가 완전히 보였다가 사라져야 안전합니다라고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.
그다음은 대형마트 지하주차장 연습이었습니다. 후진 주차, 옆주차, 직진 주차 모두 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거리감이 아예 안 잡혔습니다. 1차 시도에서 왼쪽으로 너무 삐쳤고, 2차 시도에서도 조금 못 들어갔습니다 ㅋㅋ 근데 강사님이 계속 격려해주셔서 3차 때는 성공했습니다.
여기서 핸들을 확 꺾으면 차 머리가 너무 튀어나와요, 조금씩 돌려가면서 감을 잡으세요라고 하신 말씀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. 그 이후로 주차할 때마다 이 말이 생각났습니다.

3일차는 드디어 아이 학교까지 가는 코스를 직접 운전해보는 날이었습니다. 집에서 출발해서 성북 근처 도로를 거쳐 초등학교까지 가는 약 15분짜리 코스였거든요. 실제로 등교 시간대라 차가 좀 막혔는데, 오히려 그게 실전 연습이 되었습니다.
학교 앞 도로는 약간 복잡했습니다.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속도도 낮춰야 하고, 아이들을 조심해야 하고, 다른 차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. 근데 강사님이 여기서는 특히 조심해야 하니까 천천히, 미리미리 생각하세요라고 말씀해주셔서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었습니다.
학교 앞 평행주차도 해봤습니다. 주차 공간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 강사님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, 여러 번 조정하면서 결국 성공했습니다. 그 순간 아,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.
마지막 30분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급정거 연습, 신호 대기 연습 등을 했습니다.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신 그 말이 정말 뿌듯했습니다.
총 비용은 45만원이었습니다. 처음에는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, 지금은 내돈내산 중에 가장 잘 쓴 돈이라고 생각합니다. 남편 스케줄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이, 아이 학교는 제가 데려다 줄 수 있으니까요.
지금은 연수 끝난 지 벌써 4주째입니다. 매일 아침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, 아이들 학원도 제가 운전합니다.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이랑 동물원에도 혼자 다녀왔습니다 ㅋㅋ
운전하는 게 아직도 100% 편하진 않습니다. 도로에서 조금 무섭기도 하고, 주차할 때 긴장도 합니다. 하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,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이제는 내가 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. 8년간의 장롱면허를 이제야 벗겨냈는데, 정말 받길 잘했다는 후기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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